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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에 등장한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 살인자의 기억법은 2013년 발표한 150페이지 정도의 짧은 소설입니다. 소설이 원작인 영화들은 뭔가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것처럼 소설의 뼈대를 추리고 살을 붙이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번에 개봉한 설경구 주연의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도 소설이 가지고 있는 힘과는 다른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설은 살인자 본인의 사라져가는 기억과 스스로 싸우는 모습을 그려가고 있다면 영화는 기억이 사라지면서 다가오는 적과의 싸움을 그리고 있습니다. 적이 바뀌어 결말이나 스토리도 영화의 흐름과 함께 소설로 부터 멀어져 갑니다.
어린시절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베게로 눌러 살인하게된 김병수(설경구)는 아버지를 암매장하고 범행이 발각되지 않자 살아갈 가치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살인이 필요하다는 허황된 욕망에 사로 잡혀 연쇄살인범이 됩니다.
17년전 살인을 저지르고 돌아오던중 발생된 사고 이후 더이상 살인을 하지 않고 딸 은희(설현)과 함께 지방 소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때때로 찾아오는 친구 안병만(오달수)과 맥주나 한잔하며 평화로운 일상에 숨어살던 중 주변에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으로 불안감이 고조 됩니다.
알츠하이버 진단을 받은 병수는 진한 안개속에 접촉사고로 민태주(김남길)과 마주친 병수는 민태주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심증을 갖게 되고 은희에게 접근하는 민태주의 모습에 불안감에 빠지게 되지만 깜빡이는 기억은 민태주가 누구인지 때때로 잊어버리며 그가 살인자라는 본인의 확신또한 계속 깜빡거리게 됩니다.
공중전화를 이용하여 익명 제보도 해보고 결정적 증거라 생각했던 트렁크의 피를 안병만에게 부탁하여 검사해 보아도 김남길이 살인자라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자 직접 민태주를 제거하기로 결심하지만 심해지는 알츠하이머 병세로 민태주를 제거하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됩니다.
은희를 누나에게 피신보내고 민태주와 마지막 일전을 준비 하지만 이 마저도 깊어가는 병세로 험난한 앞날을 예고 합니다.
영화는 병수의 사라져가는 기억과 민태주의 대립으로 연쇄살인자가 기억을 못하는 병수인지 민태주인지를 대립시킵니다만 그 얼계가 매우 약하여 영화 처음부터 민태주가 범인이고 범인에게 잡혀간 딸을 구하는 아버지의 모험을 그리고 있는듯 보여지는 부분에서 사위움을 느겼습니다. 좀더 관객들에게 판단을 맡기도록 중반 까지는 병수의 기억과 함께 관객들도 고민할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면 더 만족스러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설경구의 연기는 관록이 묻어나는 듯 병수에 푹 빠질 수 있었고 오달수의 감초연기는 자연스러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뭔가 부족할듯 생각했던 김남길의 연기도 싸늘한 미소뒤로 숨어 있는 살인마의 모습이 썸듯했고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설현은 아직은 아닌듯 합니다. 좀더 연습이 필요하고 좀더 커리어를 쌓은뒤 나와도 충분해 보입니다. 특히나 '아.빠.가.살.인.자.인.줄.알.았.데' 이 대사는 영화에 대한 몰입을 한방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명 대사가 아니었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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